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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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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주 개인전 : 땅 위에 마시멜로우


이번 전시 < 땅 위의 마시멜로 >에서도 김형주 작가는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존재들과 어떻게 살아가면 좋을지에 대해 탐구한다. 작가는 의도적으로 묘한 이질감을 줄 수 있는 어긋남의 순간들을 화면 속에 기입한다. 자칫 낭만적이라고 느끼고 마는 벌판의 목가적인 풍경에 더 이상 함께 살아가는 존재들에 대한 다정함이 없다는 사실을 드러내고자 한다. 이미 자연으로부터 받은 혜택을 나누고, 다시 되돌려주는 그런 순환의 고리는 끊어졌다. 거기에는 자신에게 어떠한 ‘쓸모와 효용성’을 주는가의 문제에만 몰두하는 우리의 이기심만 남아있다. 작가는 그런 현실과 우리가 마주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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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침대에 잡아먹힌 테이블


키네틱과 금속매체를 사용하는 박미정 작가는 이번 전시 < 받침대에 잡아먹힌 테이블 >展에서 금속으로 재탄생한 ‘털’ 기계들의 존재론을 펼친다. ‘피부의 변형 생성물’인 털은 자신을 둘러싼 바깥의 폭력에 노출되어 있다. 그 바깥은 인간의 감각이 가진 한계 너머에 존재한다. 감각으로 포착되지 않는 미세한 움직임, 그것을 인지하지 못하기에 더욱 폭력적으로 느껴진다.  우리가 ‘안다’고 생각하는 것의 범주에서 누락된 '그것들'은, ‘앎’으로 이뤄진 공고한 질서가 무너지고 나서야 비로소 드러난다. 작가는 여러 개 모터 군집형태로 시각화되는 털의 이질적인 움직임과 금속의 피부 위를 가로지르는 궤적들로 '그것들'을 포착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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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 는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묵묵히, 주어진 모든 조건들을 받아들이고 자신의 시간을 ‘그냥 그렇게 살아가는(自然)’ 식물들에 주목한다. 일상의 순간 속에서 만난 식물이 준 경이로움, 하나의 씨앗과 함께 이어지는 삶의 아름다운 추억들, 인간의 이기심과 폭력적인 시선 속에서 만들어진 기괴한 식물의 현실, 그럼에도 여전히 낭만적이고 허세 넘치지만 소중한, 그 따듯한 마음들을 여섯 작가의 이야기로 만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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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미 개인전: 도착할 시간


이은미 작가는 구석진 공간이나 모서리, 바다와 하늘이 맞닿는 수평선처럼 경계를 맞대고 있는 공간의 미묘한 빛과 공기의 흐름을 포착하는 방식으로 사물과 맺는 관계성에 관한 작업을 해왔다. 이번 전시 < 도착할 시간 >을 구성하고 있는 15점의 작품에는 그 관계의 문제 조금 더 깊은 곳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다룬다. 그것은 외부와 내부, 그 경계선에서 벌어지는 내밀한 사건이다. 작가는 기억 속 언젠가 만났던 바람에 대한 기억을 통로로 그 사건에 다가간다. 내 피부에 닿는 바람이 아니라 내 내부 깊숙이에 닿는 바람, 그 접촉의 순간에 대해 깊이 침잠한 결과물들을 이번 전시에서 선보인다.